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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소품

중고 가구 쇼핑의 새로운 루트

엔터PR 2021-10-17
6년차 인테리어 에디터도 몰랐던 중고 가구 쇼핑의 새로운 세상을 만나다.
안목은 높고 돈은 부족하다면 이제 봄과 가을,미대사관에서 쏟아져 나오는 중고 가구를 공략하라.

에디터 정수윤|포토그래퍼 심윤석(제품)|일러스트레이터 김상인



이 기사는 가열찼던 마감을 끝내고 세상 모든 것을 얻은 기분으로 저녁 약속에 나간 에디터의 지극히 ‘메종스러운’ 질문에서 시작됐다. 지난 통해 특별한 결혼식 장면을 공개한 ‘English Garden Wedding’ 칼럼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새 신부 김미재를 만나는 자리였는데, 그녀가 신혼집을 어떻게 꾸몄을지 에디터는 정말이지 너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심플하지만 절대 평범하지 않고, 욕심을 절제할 줄 아는(인테리어에서 과욕을 부리면, 오히려 공간은 빛을 잃고 만다) 절묘한 그녀의 감각이 묻어나는 빵집 르 알래스카의 인테리어도 그렇고, 에디터가 스토커 수준으로 관찰했던 김미재의 사적인 블로그에서 본 결혼 전의 집 사진은 보는 사람을 매혹시키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무리 비싼 가구를 들이고 돈으로 벽지를 대신한다 한들, 부티가 줄줄 흐르는 집을 눈앞에 가져다놓아도 지금처럼 궁금하지는 않을 터였다. 누가 봐도 알 수 있는 명품 가구보다 그녀의 안목으로 고른 가구와 집기가 궁금했다. “신혼 가구, 다 샀어요? 어디서요?”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질문에 그녀는 특유의 차분하고 느린 말투로 상냥하게 말했다. “아직 다 못 샀는데, 얼마 전에 미국 대사관에서 사용하던 중고 가구 파는 매장에서 몇 가지 샀어요.

금속 손잡이가 있는, 문짝이 4개 달린 사이드보드와 앤틱한 유리 베이스의 스탠드 조명, 골드 톤이 도는 액세서리 홀더와 거울을 사왔는데, 다 예뻐요.” 사진으로 확인한 중고 가구와 집기는 에디터의 눈에도 좋아 보였다. 가격은 더욱 파격적이었다.

빈티지 가구숍에서 1백80만원은 받고 팔 듯한 사이드보드는 25만원, 불이 안 들어온다고 싸게 판 조명은 단돈 3만원. 물론 전선을 손보니 불은 금세 들어오더란다. 유니크한 액세서리 홀더 2개에 5만원. 그녀가 거실 인테리어 집기에 쓴 돈은 고작 30만원 가량에 불과했다. 에디터가 지난겨울에 파격 세일한다고 덥석 사놓은 의자는 이 가격의 몇 배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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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에디터는 칼럼을 빙자해 개인적인 호기심을 채우기 위해 용인에 있는 미대사관중고가구
(070-8942-8553, www.oakfell.com

그도 그럴 것이 미대사관 직원들이 사용하던 퀄리티 좋은 중고 가구를 하나 둘 들여오는 거라서, 업데이트하기 무섭게 금방 팔려나가기 때문이란다. 이튼알렌이나 토마스빌의 큼지막하고 중후한 미국의 가정용 및 사무용 가구가 60~70%를 차지한다면, 나머지는 프랑스나 영국에서 온 가구로 채워져 있다.

미군 부대에서 사용하던 책상과 철제 수납함도 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가구의 질은 좋은 원목을 사용해서인지 훌륭하다. “차 타고 지나가다가 미대사관 가구라고 하니까 혹해서 들어온 사람들이 있어요. 중고 가구라고 설명하면 더럽다는 듯이 대충 훑어보고 나가는 경우가 간혹 있는데, 저는 그 사람들이 가구 볼 줄 모른다고 생각해요. 여기에는 MDF나 무늬목 소재의 가구는 아예 들여놓지 않아요. ‘진짜’ 가구를 팔고 싶거든요. 원목을 써서 정성스럽게 만든 가구가 진짜라고 생각해요. 중고 가구를 직접 가져오시면 물물교환도 하는데, 미리 사진을 주고받아서 퀄리티를 확인하죠. 비싸게 받으면 뭐합니까? 좋아하는 사람이 가져가야죠.” 젊은 사장님은 아직까지 중고 가구와 빈티지 가구에 대한 의식 차이 때문에 홀대받고 있는 중고 가구 시장을 안타까워했다.

용산 미군기지나 대사관에 새 사람이 부임하면 전관 예우 차원에서 가구와 집기를 바꾸어주는데, 그 수량이 꽤 많다 보니 봄, 가을에는 이태원 모처에서 옥션 세일을 한단다(미대사관 홈페이지에 일찌감치 영어로 공지가 뜬다고). 그 가구가 이태원으로 흘러 들어가고 청담동의 빈티지숍으로 가기도 하고 지금처럼 용인에 있는 중고 가구숍에 들어오기도 한다는 것. 여기서는 10만~20만원에 파는 제품을 청담동 빈티지숍에서 1백만원이 넘는 가격에 파는 것을 보면 놀랍기 그지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사람들은 물건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의 인테리어, 디스플레이를 더 중시하고 제품의 가치를 매긴다는 하소연도 함께. 에디터 주변의 빈티지 컬렉터들이 알고 있는 국내 중고 시장은 어디일까 싶어 여러 군데 전화를 해보았다. 올디벗구디의 한송이 실장, 조명을 수집하는 허명욱 작가를 비롯한 여러 사람 모두 해외 빈티지 마켓에서 구입했다며 난색을 표했다.

우리나라가 영국이나 프랑스 또는 스칸디나비아 국가에 비해 가구 산업이 발달하지 않아 대를 물려 사용하는 가구가 없을뿐더러 MDF나 무늬목, 시트지 등의 값싼 재료를 많이 이용해 중고 가구 마켓의 이미지가 오히려 초라해진 탓도 크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가구 가격에 나날이 무뎌지고 있던 에디터에게 미대사관중고가구 시장은 진주가 묻혀 있는 모래밭이자 보물섬 같은 곳이었다. 게다가 미대사관이라는 믿음직한 필터링이 있지 않은가.


정수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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