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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가구장이 라스워너

엔터PR 2024-04-26

15세기경, 소의 젖을 짤 때 앉았던 의자에서 출발한 슈메이커 체어(Shoemaker Chair). 그 세심하고 단단한 공정이 감동적인 덴마크 오덴세(Odense)에 위치한 워너 퍼니처를 만났다.

에디터 곽소영 | 포토그래퍼 임태준




15세기경 소의 젖을 짜기 위해 앉던 의자에서 출발했고 이후 신발 제조 장인들이 사용하면서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해 ‘슈메이커 체어’란 이름을 갖게 된 의자.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지속하는 노동에 필요했던 도구인지라 가장 편안한 형태로 몸에 맞게 다듬어지고 사용되며 지금의 모습을 찾았다. 나무랄 데 없이 편안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의 이유는 모두 세월과 경험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11년 전부터, 아버지의 가업인 워너 퍼니처를 물려받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라스 워너가 이 공간의 주인이자 일꾼이다.



1chr(39)슈메이커 체어chr(39)라는 이름을 가진 덴마크의 핸드메이드 체어.
2,5상판으로 사용하는 비치 우드는 100년 이상 된 나무만을 사용한다. 상판을 만들 수 있는 제품의 형태를 찾으려면 적어도 그 정도 시간이 지난 나무에서만 그 크기를 얻을 수 있다고.
3완성된 의자에는 비누칠(Soap Treat)을 해서 나무의 색과 질감이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이 코팅 방법은 덴마크의 전통적인 나무 가구 가공법이다.
4,6,7상판의 시트만 해도 스물네 번의 공정을 통해 완성한다.

이렇게 오랜 시간 덴마크인들의 생활과 노동에서 사용됐던 슈메이커 체어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지금의 형태로 상품화가 됐다. 잠시 동안의 침체기를 지나 1970년경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면서 워너 퍼니처의 유일한 상품이자 여전한 상품으로 자리 잡은 슈메이커 체어. 나무를 가공하는 몇 가지의 공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핸드메이드로 마감하는 수공예 의자라고 할 수 있다. 모든 공정이 끝나려면 70번 정도의 절차가 필요한 녹록하지 않은 작업이다. 50년 넘게 변함없이 고수하는 수작업 방식 덕분에 결과적으로 똑같은 가구는 단 한 점도 없다.

넓지 않은 공장에는 대표인 라스 워너를 포함한 두 명의 작업자만이 의자를 만들고 있었다. 하루 종일 작업을 해도 최대 스물네 점밖에 만들 수 없다. 1년에 생산하는 양은 고작 3000개 정도. 더 만들지도 않을뿐더러 광고도 하지 않는다.

"워너 퍼니처는 덴마크를 비롯해 일본, 독일, 대만, 한국 등에서 소개되고 있습니다. 덴마크에서도 소개되고 있지만 천천히,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정도지요. 덴마크 가구는 대체로 너무 비싸다는 느낌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합리적인 가격으로 우리 제품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광고나 기타 비용이 추가되는 절차는 최대한 배제합니다. 가장 온전한 퀄리티와 좋은 가격으로 소개할 수 있는 적정 수준만을 유지합니다. 100% 데니시 디자인으로 장인 정신에 중심을 둔 퀄리티, 제품의 완성도가 우리에겐 가장 중요한 그렇기 때문에 무리하게 생산량을 늘리고 싶진 않습니다. chr(39)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chr(39) 싶습니다."




1카메라 다리의 원리와 같이 의자 다리는 세 개일 때 가장 안정적이다.
2완성된 의자에는 비누칠을 해서 나무의 색과 질감이 오래 지속되도록 한다.
3완성된 슈메이커 체어를 담는 상자 역시 삼각형이다. 과거에는 제품을 분리해 콤팩트한 상태로 보냈으나 조립 과정에서 완성도가 떨어질 염려가 있어 이제는 조립 과정까지 워너 퍼니처가 맡고 있다.
4키가 큰 나무와 축축한 공기가 목가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워너 퍼니처 공장의 바깥 풍경.
5수줍은 표정으로 촬영에 임하는 워너 퍼니처의 대표 라스 워너. 그의 옆으로는 이제 막 완성한 슈메이커 체어가 놓여 있고 바닥에는 슈메이커 체어의 원형이 된 과거 슈메이커 체어들이 놓여 있다.
6메이드 인 덴마크를 상징하는 워너 퍼니처의 불도장은 의자 시트의 바닥 부분에 새겨진다.

이미 오래전부터 워너 퍼니처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일본에서는 이들을 대신해 자체적으로 브로셔를 만들거나 광고를 하기도 한단다. 그런 사용자들의 열정에 힘입어 앞으로는 슈메이커 체어뿐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놀이 테이블이나 의자도 만들어보면 어떨까도 생각 중이라고. 물론 그 역시도 아주 차근차근 천천히 진행할 계획이지만 말이다.

제품을 만드는 모든 과정을 꼼꼼히 짚어가던 촬영의 막바지 순간. 라스 워너는 만들고 있던 의자에서 아주 작은 흠집을 발견했다. 상판의 아랫부분, 우리는 전혀 알아볼 수도 없는 자리에 난 아주 작은 상처.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그 의자를 땔감용으로나 써야겠다며 완성작 무리에서 빼낸다. 그 아까운 정성과 번듯한 제품의 낙오에 탄식을 내뱉은 건 촬영팀뿐!

"우리에겐 수많은 의자 중 하나지만, 이걸 사는 사람에게는 유일한 의자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작은 흠이 조금씩 커져 커다란 균열이 될 수도 있고요. 그리고 그 결과는 우리 브랜드의 이미지로 남겠죠. 그렇기 때문에 가구를 만드는 모든 과정이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재료에서 크랙을 찾아내는 것이 제작 과정에서 어느 것보다 중요한

느리고 여유로운 마을에서, 우직함과 진정성을 갖고 작업을 이어가는 라스 워너의 워너 퍼니처는 오랜 시간 좋은 가구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지니고 있었다.





곽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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