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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리뷰

프랑스인이 요즘 열광하는 새봄 인테리어

엔터PR 2024-05-04
요즘 들어 부쩍 잦아진 남편의 야근과 주말 근무가 수상하다. 회사일이 바빠서라지만 휴대전화 너머로 들리는 여자 목소리에 마음은 좌불안석이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에서 보내는 남편이기에 회사 동료와 친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렇다면 나도 남편의 직장 동료와 친구가 되면 좋지 않을까?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지인들의 관심사가 눈에 들어온다. 파리 하면 많은 사람이 예술과 패션을 떠올린다. 하지만 필자가 만난 프랑스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바캉스와 요리(식탁과 초대 문화) 그리고 친구들이다. 그리고 최근 10년 사이 프랑스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트렌드가 있다면 단연 인테리어와 데커레이션일 것이다.

새 학년이 시작되는 프랑스의 상대적으로 느슨한 시즌이다. 그래서 이때를 노려 집 안팎 단장을 시도하는 프랑스인이 많은데, 특히 봄이 시작되면서 정원에 씨앗을 뿌리고 샐러드용 채소를 심는 일은 이 계절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중 하나다. 매주 방송되는 프랑스의 공영 방송 France5 채널의 < silence ca pousse(조용, 싹이 돋아요) > 는 소규모 예산과 면적만으로 가능한 정원 단장과 조경 팁을 친절히 알려주는 프로그램으로, 10년 넘게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집 내부 단장에 대한 관심은 요즘 절정이라 해도 좋을 정도다. 더불어 인테리어와 데커레이션 시장은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카테고리 종류도 방대해서 대륙별, 각 나라의 지역별, 연도별, 컬러별, 분야별 등 각자의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스타일이 매장을 수놓고 있다. 미국 서부 스타일의 데커레이션을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에서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프랑스인은 집 내부 인테리어를 교체할 때 면밀하게 계획을 세운다. 먼저 예산 산정부터 시작한다. 은행 대출까지 고려해 3년 전부터 인테리어 밑그림을 그리는 집이 있는가 하면, 벽지나 벽 색깔을 바꾸는 작은 변화를 주는 집도 있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좀처럼 집 내부 인테리어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한국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여러모로 집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부담스러울 때는 거실, 주방, 욕실, 아이 방 등 시기별로 공간을 나눠 변화를 꾀하기도 한다. 시간을 가지고 느긋이 작업하는 것이 몸에 배어서인지, 인건비를 의식해서인지 웬만한 시공은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본인들이 직접 하는 것도 프랑스인들의 특징이다.

이를 위해 여러 종류의 잡지와 관련 서적, TV 프로그램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필수다. 덕분에 유행이 지난 가구가 리폼으로 훌륭하게 재탄생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앤티크 가구를 구입하는 사람들도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높기는 마찬가지. 이 시즌에는 다락방을 정리해 묵은 가구를 벼룩시장에 내놓기도 한다. 그리고 본인의 개성에 맞는 다른 앤티크 가구를 구매하는 식이다. 하얀 새 벽에 절반만 바른 앤티크 벽지와 벼룩시장에서 공수한 낡은 탁자, 아이템 숍에서 구입한 화병 세트, 과일 바구니 조합 등은 프랑스인들만의 근사한 믹스매치 스타일을 보여준다.

작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파스텔톤의 벽지와 그와는 대조적인 순자재(철, 낡은 벽돌, 나무) 등은 올해도 여전히 인기다. 하지만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랑스인들의 인테리어는 유행을 뛰어넘어 새봄의 들판만큼이나 자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할 것이다.

+ 글쓴이 오윤경씨는…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곧바로 해외 유학길에 올랐다. 독일을 거쳐 도착한 프랑스 파리의 건축대학 La villette을 졸업한 후, 파리 건축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았다. 현재 파리에 거주하며, 인테리어 디자인과 컨설턴트 및 그에 관한 컨텐츠를 제작하는 옴 프로덕션(OM Production)의 대표다. 저서로는 < 파리지엥의 주방 > 과 < 봉주르, 파리 > 가 있다.


*기획_김은향 기자 *글·사진_오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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