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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화로운 삶 늦가을 도심 정원 본문

하우스 리뷰

조화로운 삶 늦가을 도심 정원

엔터PR 2024-04-19

조화로운 삶 도시의 정원





풀잎 한 장이 주는 휴식 무드



담쟁이넝쿨로 뒤덮인 담장부터 곳곳에 무심하게 늘어진 작은 나무들까지. 블뤼테를 채우고 있는 대부분의 것은 사람이 아니라 나무와 꽃이다. 블뤼테의 대표이자 플로리스트인 송진화씨는 유럽 가든을 모티브로 한 작은 공간을 오래전부터 꿈꿔왔다.

4년 전, 한적한 한남동 골목에 자리를 잡고 하나씩 꾸며가기 시작했다. "저는 빈티지한 콘셉트의 가든을 만들고 싶었어요. 일부러 손때 묻은 물건과 꽃병들을 갖다놓기도 하고 꽃을 바짝 말려 벽에 걸어두기도 하죠.

저는 가든이 주는 무드가 좋아요. 그리고 그 무드를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과 함께 느끼고 누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요." 딱딱한 콘크리트나 철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드가 바스락거리는 말린 꽃에서, 창가의 해를 머금은 풀잎에서, 그날그날 주인의 기분 따라 꽂아놓은 테이블 위 생화에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 작은 정원의 무드가 좋고, 꽃과 커피 향기가 좋은 사람들은 블뤼테로 향한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정원에 모두 묻어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송진화씨는 가든의 작은 화분 하나를 심을 때도 "이 화분을 보고 잠깐이라도 기뻐했으면 좋겠다,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이라고 말하고 따뜻한 바람과 함께 심는다.

INFO 가든을 꾸밀 때는…



식물을 옮겨 심는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이 환경이 바뀌면 불편하고 적응 기간이 필요하 듯, 식물도 자리를 잡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고 지금처럼 바람이 차가워진 때는 좋은 시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겨울이라고 무조건 식물을 따뜻한 곳에 들여놓으려 하지 말고 얼지 않을 정도의 온도에서 키워서 계절감을 잊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식물도 봄이 오면 계절을 알고 꽃을 피울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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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것으로, 테헤란로 옥상정원



에디터가 찾은 삼성동의 12층 건물 옥상에선 예상하지 못한 풍경이 펼쳐졌다. 정자의 처마 아래로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풀숲에선 꽃향기가 진동하는데, 눈앞에 보이는 건 거대 호텔과 백화점이다.

이곳은 삼성동 인근의 갤러리 옥상 가든. 전통차를 즐기면서 한지 그림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 갤러리 위에 인공으로 조성한 공간이다. 이곳을 만든 조수정한지그림갤러리 대표 조수정씨는 "갤러리를 찾는 분들에게 노트북, 스마트폰은 놓고 옥상정원에 올라가라고 권해요.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오롯이 휴식을 취할 수 있길 바라서요. 잠깐 쉬어갈 줄도 알아야죠."

꽃이나 푸릇한 풀을 좋아하는 대표가 항상 마음 한 쪽에 자신이 꿈꿔오던 공간을, 2년 전 건물을 다시 올리면서 마련했다. 빌딩으로 빽빽한 도심에서 누구든 와서 아무 고민 없이 아주 잠깐이라도 편히 쉴 수 있는, 그야말로 '힐링 공간'을 마련하고 싶었고, 그것을 현실화 했다.

조수정씨는 '한지'라는 가장 한국적인 소재로 일을 하고 있으니 갤러리도, 옥상도 한국의 전통 정원 느낌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옥상에 정자를 올린 건 그 때문이다.

이곳은 이 지역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리고 정원 한 옆에는 작은 텃밭을 만들었다. 다들 여기서 어떻게 작물을 기르느냐, 공해가 많지 않느냐고 묻는데,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땅에 있어야 할 것들이 조금 위로 올라왔을 뿐, 다 똑같아요. 가끔 지인들에게 얻는 버섯, 대추 등도 하늘과 가장 가까운 옥상에서 바짝 말려 갤러리 카페의 다과로 사용하기도 하죠. 얼마 전엔 자선 음악회도 열었어요."

앞으로도 옥상정원은 공공의 것으로 남길 예정이다. 볕 좋은 날, 한지 그림을 전시해서 외국인들에게 한지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는 공간으로, 선선한 바람 부는 저녁엔 근사한 음악회를 열어 따뜻한 일을 할 수 있는 옥상 정원으로 말이다.

INFO 가든을 꾸밀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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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꾸는 즐거움, 아파트 공동 정원



'이웃사촌'이라는 단어가 무색해진 이 시대에 무언가를 함께 공동으로 운영하고 꾸려나가는 것은 보다 큰 의미를 갖는다. 경기 죽전의 건영캐스빌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이곳에 주민이 모여 만든 큰 야생화 동산이 있다는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 정갈하게 줄 맞춰 핀 꽃에서 누군가의 정성스러운 손길이 엿보이는데, 이 손길은 꽃을 사랑하는 주민들의 모임 '꽃사모'가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도 모두 직접 심어 가꾼 공간이다.

시작은 단순했다. 다 같이 모여 동 앞 화단을 관리하던 802동 주민들이 아파트 한 쪽 공터에 지원을 받아 꽃을 심기 시작하면서 점점 규모가 커졌고, 참여하는 주민도 처음 3명에서 현재 70여 명으로 늘어났다.

넓어진 동산을 더 꼼꼼하게 관리하기 위해 더운 여름날에는 풀과 꽃이 마를까 밤새 돌아가며 물을 주고, 여자 혼자 할 수 없는 힘든 일은 남편들이 팔을 걷어 붙이고 도왔다.

규모는 커졌지만 주민의 연대는 더 끈끈해지고 있다. 꽃사모의 김연옥씨는 "제아무리 호젓하게 꾸며놓은 동산이라도 사람의 발길이 끊어지면 금세 적막한 곳으로 변해버리고 말아요.

사람을 이끄는 즐거운 공간이란, 단순히 잘해놓는다고 되는 것이 아닌 것 같아요. 공동의 즐거움이 이곳을 만드는 거죠. 동산은 아파트 주민의 쉼터는 물론이고, 주변 초등학교, 중학교 아이들의 학습장으로 자리 잡아서 더 열심히 가꾸고 있답니다."

공동 정원이기 때문에 모든 일은 만나서 상의한 후 처리한다. 차 한잔 마시며 어떤 꽃이 예쁘다는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철마다 피는 꽃을 보러 함께 나들이도 다니다 보니 주민의 사이가 더 가까워져서, 이곳 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공동 정원을 '부녀회장님'이라고 부른단다. 주민을 모으고 친목을 다지는 부녀회장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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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FO 가든을 꾸밀 때는…



야생화 전문가가 다 된 꽃사모 회원들은 함께 만드는 정원을 실행하고 싶다면, 키우기 쉬운 야생화부터 도전하라고 조언한다. 야생화도 토질과 환경에 따라 자란다.

옥잠화는 햇볕이 잘 드는 들판보다 나무 아래같이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고, 황철쭉은 일반 땅보다 진흙땅에서 안정적으로 자란다. 구절초, 원추리, 벌개미취는 어디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초보자가 가꾸기에 제격이다.

기획_조유미 사진_강민구(studio lamp)

여성중앙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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