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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리뷰

해변가 13평 아파트 특별한 별장으로 변신하다

엔터PR 2024-12-19

FUN BEACH APARTMENT

내 집 마련하기도 빠듯한 게 현실일지라도 여름이면 이런 별장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다. 눈부신 태양과 푸른 바다가 손짓하는 프랑스 남부 해변. 그곳에 있는 13평 남짓한 작디작은 아파트가 한 이탈리아 가족의 재미 있는 별장으로 변신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찾은 디자인 포인트

"여럿이 함께 있을 라운지가 있어야 하고, 침실은 두 개가 필요해요. 그리고 모든 공간에서 바다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프랑스 남부 주앙 레 팡(Juan les Pins)에 있는 해변의 아파트.

한 이탈리안 가족이 홀리데이 아파트로 사용하기 위해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 요구한 사항은 이렇듯 명료했다. 게다가 컬러나 스타일도 모두 디자이너의 뜻을 따른다 했으니, 개조 담당자에게 이처럼 최상의 조건이 또 있을까.

"하지만 실제 집에 들어선 순간, 세상에 쉬운 일은 절대 없다는 걸 알았죠." 인테리어 디자이너 안드레아 마르칸테(Andrea Marcante)와 아델라이데 테스타(Adelaide Testa)가 작업해야 할 아파트 면적은 40m²로, 집주인의 요구를 반영하기엔 빠듯한 공간이었다.

"활용할 만한 공간이 있을까? 집 안 곳곳을 둘러보는 수밖에 없었지요. 그런데 실마리를 찾은 곳은 엉뚱하게도 집 밖이었습니다." 두 디자이너가 개조 모티프로 삼은 것은 해변 풍경. 바깥을 내다보니 마치 1970년대 바닷가 휴양지를 보는 듯, 한가로우면서도 다소 촌스러운 복고풍 정서가 느껴졌다고.

"어릴 적 바닷가에 놀러가면 비치 하우스가 있었어요. 수영복을 갈아입고 잠시 쉬는 곳이었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었죠." 안드레아는 이런 비치 하우스를 집 안에 들여놓는 개념을 적용해 공간을 구성했고, 아델라이데는 그 당시 비치 하우스의 색감과 스타일을 인테리어 스타일링에 응용했다.

그렇다면 1970년대 해변 오두막은 어떻게 생겼을까? 안드레아가 이를 위해 참고한 것은 1977년에 나온 이탈리아 코미디 영화 < 카소토Casotto > 였다. "비치 하우스를 사용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죠."

두 디자이너가 영화에서 차용한 디자인 코드는 복합적이다. 우선 두 개의 독립된 침실을 만들어야 하는 미션. 이는 집 안에 두 채의 비치 하우스를 들여놓는 콘셉트로 해결했다.

경량 철제 빔으로 각 방의 프레임을 만들고, 여기에 벽과 슬라이딩 도어 역할을 겸하는 우드 패널을 끼워 넣어 완벽한 방을 완성했다. 현관문을 열면 양 옆으로 각각 비치 하우스를 닮은 박스형 침실이 자리하고, 그중 한 곳은 2층 침대까지 마련되어 있다.

"2층 침대가 있는 방은 침대 자체가 하나의 방과 같아요. 각 침대 머리맡이 거실 테라스를 향해 있는데, 이 부분의 슬라이딩 도어를 각각 독립적으로 여닫을 수 있게 디자인했거든요."

안드레아는 각 방의 벽면 역할을 하는 슬라이딩 도어를 통해 '모든 공간에서 바다를 볼 수 있어야 한다'는 집주인의 요청도 명쾌하게 해결했다.


거실 벽면은 복고적 감성을 더한 인테리어가 백미. 벽지는 바닷가 사람들의 풍경을 그린 일러스트가 담긴 디자인이고 소파와 카펫, 쿠션 모두 요즘 제품이지만 레트로 감각이 살아 있는 것으로 선별했다. 라탄 의자와 스툴 겸 커피 테이블은 빈티지. 벽면에 건 포스터는 이탈리아 유명 화가 도메니코 그놀리 작품.


현관을 기준으로 양쪽에 대칭이 되게끔 '비치 하우스' 콘셉트의 침실을 배치했다.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침실을 드나드는 문은 슬라이딩 도어로 제작했다. 단, 베이지 컬러로 된 도어 겸 벽은 수납장으로, 여닫이문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


주방에서 바라본 마스터 베드룸.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오픈 스페이스가 되면서 테라스 너머 바다 풍경을 볼 수 있다. 침대는 바닥에 매트리스만 놓는 형태로, 이 역시 공간 절약의 포인트.


1, 2

거실과 이웃한 침실. 구조 자체를 2층 침대로 만들어 두 명의 자녀가 각자 독립된 침실을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침실과 거실 사이 벽이 되는 슬라이딩 도어를 열면 바다 전망을 누워서 감상할 수 있다고. 단, 침대 옆으로 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너비의 입구가 오픈되어 있어서 완벽히 밀폐된 방은 아니지만 만족스럽다는 게 집주인의 소견.


집주인 부부의 침실 내부. 베이지 컬러 벽면은 수납장으로 활용했다. 침실 안쪽 벽 한쪽은 책장을, 같은 벽 한쪽은 외부에서 문을 열고 사용할 수 있는 옷장으로 구성했다. 각 침실의 천장은 패널로 막는 것을 지양하고, 대신 리넨을 둥글게 늘어뜨려 놓아 바닷가 파라솔 아래 휴식을 취하는 듯한 느낌으로 연출했다.


2층 침대가 있는 침실. 1층 침대에서 본 침실 영역은 답답하다기보다는 아늑한 느낌. 컬러풀한 스트라이프 침대 커버가 한몫을 하는 듯. 끝부분에 있는 파란색 문은 옷장이다.

장소는 같아도 추억은 다르게 쌓이는 홀리데이 홈

침실을 마련한 후 남은 공간은 거실과 주방으로 사이좋게 나누었다. 테라스를 바라보고 왼쪽에는 거실, 오른쪽에는 주방을 배치했다. "여럿이 둘러앉을 수 있는 라운지를 위해 식탁 위치를 거실과 이웃하게 배치했습니다.

식탁이 있는 영역이 필요에 따라 거실 라운지에 편입될 수 있게끔 말이죠." 안드레아는 여기서 또 한 번 기지를 발휘했다. 조리대와 다이닝 영역의 확실한 구분을 위해 주방과 식탁 사이에 등받이가 높은 벤치를 제작해놓은 것.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도 공간이 구분되는 효과를 톡톡히 보는 대목이다. 작지만 있어야 할 모든 공간이 생긴 아파트. 하지만 디자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비치 하우스가 갖고 있는 정서 또한 디자인의 출발점이었으니.

스타일링을 맡은 아델라이데는 영화 속 비치 하우스 색상인 블루와 베이지를 각 침실의 슬라이딩 도어에 매치했고, 바다가 있는 휴양지의 느낌과 복고풍 스타일을 표현하기 위해 보트 실내에 많이 쓰이는 티크 목재를 주방 가구에 응용했다.

"거실 가구와 소품도 1970년대 스타일로 선택했어요." 덕분에 실내는 테라스 너머 보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완벽한 비치 하우스가 되어 왠지 모를 설렘과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어찌 보면 엉뚱하면서도 재미있는 인테리어 같지만 사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휴양지의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디테일에 많은 공을 들였어요."

바닷가 사람들의 다채로운 모습이 담긴 일러스트 벽지, 사물의 일부분을 확대해 그린 그림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화가 도메니코 그놀리(Domenico Gnoli)의 포스터, 그리고 선탠 베드를 닮은 줄무늬 니트 침구 등 작고 사소한 것을 공간 곳곳에 심어놓아 전체적인 분위기를 완성한 것이다.

"도메니코 그놀리 그림을 보면 사물의 일부만 그려져 있지만 전체를 떠올릴 수 있듯, 이 집 또한 그런 맥락이에요. 이 집 가족의 휴가가 매번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또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추억이 다채롭게 쌓일 수 있도록 말이죠." 아델라이데의 섬세한 디자인 배려가 과연 얼마나 빛을 발할지, 사뭇 이 집 주인의 이번 여름 바캉스 후기가 궁금해진다.


왼쪽은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룸과 주방, 오른쪽은 같은 곳을 테라스에서 본 시점이다. 집주인이 앉아 있는 등받이 높은 티크 벤치가 주방과 다이닝 영역을 확실히 나눈다.

벤치와 조리대 상부장을 같은 재료, 같은 비례로 디자인한 덕분에 시각적으로 매우 깔끔해 보일 뿐 아니라 시선이 천장을 향하게끔 유도해 공간이 확장되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아파트 실내 도면

1 거실
2 주방
3 세탁실
4 욕실
5 부부 침실
6 자녀 침실
7 테라스




주앙 레 팡(Juan les Pins)은 프랑스 남부 대표적 휴양지 칸과 니스 사이 자리한 앙티브(Antibes)에 있는 작은 해안 마을. 앙티브 지역은 피카소가 오랫동안 머물며 작품 활동을 했을 만큼 아름다운 날씨와 풍경을 자랑하는 곳으로, 주앙 레 팡 역시 그와 같은 풍광을 갖고 있다. 앙티브가 로마 시대 흔적을 지닌 고도(古都)인 데 반해, 이곳은 현대적 느낌. 해변에 늘어선 비치 아파트가 이를 말해준다.


유럽인들이라면 이곳 비치 아파트를 별장으로 마련하는 것이 꿈. 아무리 좁더라도 발코니 확장은 절대 불가라 했던 집주인의 요구는 당연한 것이었다.

기획_이정민 사진_CAROLA RIPAMO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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